[머리말]
초등학교 때 꿈은 서울대 교수였다. 중학교에 들어가 철이 들었는지 꿈을 좀 더 강력하게 꾸기 시작했다. 버클리대 I-House 기숙사에서 San Francisco 항을 바라보며, 훗날 경제학 박사가 되어 때가 되면 청와대에 들어갈 궁리를 하였다.
서울에서 몇 년간의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법대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비행기표를 예약하려
는 순간 사법시험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미국에서 1년간 준비기간을 거쳐 3년 과정의 법대 대학원을 졸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모두 4년. 대한민국 사법시험 합격에 필요한 기간은 약 4~5년. 비행기표를 예약하지 않고 신림동으로 이사했다. 3개월 공부한 후 50만원 어치 책을 싸 들고 미국으로 가서 반바지 하나 입고 푹푹 찌는 더위와 싸우며 헌법, 민법 등을 읽었다.
가을이 되어 모의고사 반에 가담코자 신림동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모의고사 반에서 객관식 문제를 열심히 푸는 대신 영어 강의를 시작했다. “저자 직강” 하기 위해 교재를 만들어야 했고 모든 자료를 직접 모아서 타이핑, 교정, 편집, 출력까지 혼자서 다했다. 하다못해 표지까지. 고시 공부는 중단되었고 책은 아직 쓸모 있을 때 주위 고시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한때는 외시 특차 선발과 행시 국제 통상직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아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은 달랐다. “좋은 영어책”을 만들고 싶다. 나의 능력과 재능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공부란 道이다. 영어라는 공부에서 고행의 길을 가는 수도승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道이다. 정성을 다해 道 닦는 마음으로 우리 시대 최고의 영문법 책 Super 영문법을 펴낸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나라 영어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리기를 바라며. 개선하려 하지 마라. 변해야 산다.
이성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