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가장 쉬운 『동다송』 해설서
『동다송』은 짧지만 깊이를 갖춘 책이어서 난해한 곳이 많다. 19세기 지식인의 상식이 오늘날에는 잊혀진 지식이 되어 도무지 감을 잡기 어려운 구절도 있다. 이 책은 길게 설명하고 일일이 해설하는 대신 명확한 사진들로 설명을 대체하여 즉각적이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임을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들은 원고의 집필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동다송』 해설에 필요한 사진들을 촬영하였고, 이 사진들은 백 마디 말보다 쉽고 명백한 해설을 완성하고 있다. 어려운 한자와 한문에 익숙지 않은 독자라도 사진과 한글 설명을 통해 『동다송』의 진미를 얼마든지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깊이가 다른 과학적 해설
이 책은 고담준론보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해설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실학의 시대에 완성된 『동다송』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책인지 그 위상을 새로이 정립하려 하였다. 다산 정약용의 학문적 세례를 받은 초의선사가 얼마나 논리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며 『동다송』을 집필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동다송』은 차에 관한 고담준론을 펼친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차나무의 재배, 차의 제조법, 차와 물의 관계, 차 우리는 법, 다구의 관리, 다도의 실체 등 차와 관련된 제반사의 핵심을 합리성과 과학의 관점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체계화한 책이다. 『동다송』의 진정한 가치가 여기에 있다.
기존 오류의 재해석
『동다송』은 우리나라 다도의 고전으로 평가되면서 여러 차례 번역과 해설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몇몇 구절들에 대해서는 100여 년 전의 잘못된 해석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반복되거나 답습되고 있다. 앞선 해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앵무새처럼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구절들에 대해 일일이 주석을 달아 올바른 해석에 한발 다가서려 노력하고 있다. 말미에 그동안의 잘못된 해석 사례들을 열거하고 새로운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학문적으로 접근하려는 독자들에게도 길잡이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 서문 중에서
이런 차를 즐기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만큼 행복한 시간은 없다. 끽다(喫茶)는 다관에 차를 적당히 넣고 끓인 물을 부어 우려 마시기만 하면 되는, 참 단순하고 쉬운 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는 게 차이기도 하다. 차에 관한 지식에 끝이 없어서가 아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차를 같은 물로 똑같이 우려내도 어제와 오늘의 맛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의 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주 앉은 누군가를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최고의 차 한잔을 끓여내는 일, 그것이 어쩌면 차의 시작이자 끝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