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근현대 세계문학을 알기 쉽기 소개하는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는 첫 번째 책인 《제인 오스틴을 읽다》를 시작으로, 근현대 작가들 가운데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삶과 그들의 대표작들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알베르 카뮈를 읽다》, 《루쉰을 읽다》에 이어 《헤르만 헤세를 읽다》, 《조지 오웰을 읽다》, 《프란츠 카프카를 읽다》 등이 출간 준비 중이며, 이 외에도 주요한 작가들을 계속 다루어나갈 예정이다.
널리 알려진 세계문학 작품들은 많지만, 청소년들이 학교에서나 일상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다. 교과서나 문제집 등에 실리는 짤막한 작품 몇 편을 접하는 것이 전부이고, 이마저도 제대로 된 감상보다는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학적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기르고 삶에 대한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해나가야 하는 청소년 시기에,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세계문학 작품들을 읽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다면 인간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는 작가론과 작품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학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이해가 우선해야 하기에, 책의 앞부분에는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 ‘작가론’을 담았다. 이어서 작가의 대표작과 청소년에게 권할 만한 작품들을 가려 뽑아 작품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작품론’을 실었다. 한 권의 책으로 대문호의 생애와 주요 작품들을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작품들을 찾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민족의 혼,
영원한 투사 루쉰
현대까지 이어져 오는 백과사전 중 가장 오래된 영국의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은 루쉰에 대해 “일반적으로 20세기 중국 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로 여겨진다.”라고 쓰고 있다. 또한 미국의 신문사 ‘뉴욕타임스’는 그를 “중국의 가장 위대한 반체제 작가”라고 평했으며, 일본의 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아시아 작가”라고 극찬한 바 있다. 루쉰은 어떻게 이런 찬미에 가까운 평을 받게 된 것일까.
루쉰이 중국을 대표하는 위인 가운데 하나가 된 것은 그의 작품이 문학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사상적으로도 중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신문화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반(反)전통과 문화 반성의 목소리를 내어 문학과 사상 혁명의 이정표 역할을 한 〈광인일기〉, 정신 승리에 도취하여 잠들어 있는 우매한 민중들을 두들겨 깨우기 위한, 마치 폭탄 같았던 〈아Q정전〉은 그의 이름이 역사에 전사(戰士)로서 영원히 기록되도록 했다. 이 외에도 과거제의 희생양으로 몰락한 지식인을 그린 〈쿵이지〉, 미신에 매몰된 무지를 일깨운 〈약〉, 농촌의 피폐한 현실과 암담함을 묘사한 〈고향〉 등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시대 고발적 성격을 띠어 문단을 충격에 빠트렸으며, 동시에 루쉰의 불타는 투지와 열정을 대중에게 전파했다.
이 책은 다소 난해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루쉰의 작품들을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먼저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뒤, 각 작품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설명으로 작품 안에 담긴 그의 목소리를 온전히 찾아낼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 이 책과 함께 그의 작품을 읽으면 시대 변화의 중심에서 금불환(金不換)을 높이 쳐든 투사 루쉰의 커다란 함성을 생생히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