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동화책 "더 타임머신"은 2023년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작가 김상율 군이 4학년 때 이미 창작한 그림과 스토리로 완성한 책입니다.  처음 김상율 군을 만났을 때 작고 귀여운 미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미소 속에 이렇게 다채롭고 정밀하고 재미있는 상상이 가득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김상율 군의 글과 그림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 어리고 예쁘고 순수한 시기를 잠시 붙들어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기억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작품 안에서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타고 임진왜란 때도 가고 원시 시대도 가지만, 이 모든 것은 우주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었습니다. 미래 또한 그 동시다발적 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미래로 갔을 때 미래의 내가 존재하여 현재의 나를 만난다는 설정은 물리학의 화두인 양자역학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은 머리와 가슴 속에서 끝없이 생성되고 살아 움직이는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작가는 그림 곳곳에 로봇과 숫자를 비밀처럼 숨겨 놓고 있습니다. 스스럼없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모습에서 부러움마저 느껴집니다.
김상율 군의 그림은 자유롭고 디테일합니다.전체의 그림에서 보이는 부드럽고 화사한 색, 그리고 때로 짙고 강한 붓터치의 한가운데 존재하는 밝고 선명한 레터링에 눈길이 멈춥니다. 미래로 통하는 암호를 엿보는 느낌입니다. ‘이 암호를 기억하고 있어야 해. Mark1(첫 번째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갈 때 꼭 필요할 거야’ 라는 생각도 들구요.  
무심한 듯 그려 넣은 오브제 속의 예리한 정보들은 파인아트(순수예술) 속의 디지털아트를 보는 느낌입니다. 표지의 타임머신은 마치 이글이글 타는 우주를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살바도르 달리의 시계를 통과하는 것 같은 장면에서 더 타임머신은 다른 멋진 시공간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그려 넣은 숨은 그림도 찾아보고, 타임머신의 디테일한 디자인과 암호를 하나하나 관찰하는 즐거움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